기관 투자자 관심, 블록체인 → AI 이동
인공지능, 메타버스·NFT 등 ICT 키워드 엮는 발판 될 것
AI·블록체인 시너지 위한 투자 ‘눈길’…부정적 시각도 존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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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최근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블록체인에서 인공지능(AI)로 이동하고 있다. JP모건이 60개국 835명의 기관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 53%가 인공지능(AI)을 가장 영향력 있는 분야로 꼽았고, 블록체인이 12%, 모바일 앱이 7%로 뒤를 이었다. 

이는 블록체인과 AI가 공동 2위를 차지했던 지난해와 상반된 설문 결과다. 지난해 암호화폐 가격 폭락, FTX 붕괴 등 업계 스캔들과 파산으로 인해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 ‘챗GPT’ 열풍으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NFT 및 웹3.0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 빅테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의 등장이 메타버스 등 주요 ICT 키워드의 성장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AI, NFT·메타버스 등 한데 엮는 ‘퍼즐 한 조각’ 되나

사진=LG유플러스
사진=LG유플러스

최근 모든 세상이 챗GPT의 매력에 빠져 AI 신시대에 매료된 사이, 메타버스와 NFT, 웹3.0 등 한때 글로벌 ICT 업계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키워드들이 대부분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정확하게는 자본의 흐름에서 멀어지며, 성장 동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메타버스의 경우 팬데믹 기간 온택트 트렌드가 시작되며 크게 호평을 받았으나, 그 이상의 비전과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지 못했다. NFT는 지식재산권(IP)이 글로벌 빅테크 시장의 화두로 부상하며 크게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는 그 기반이 되는 커뮤니티가 무너지는 중이다. 

실제로 한 때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던 NFT 중 현재 그 가치를 지키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마이크로 레코딩 등의 기술적 특이성을 바탕으로 꾸준한 관심을 받았으나, 선명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챗GPT로 촉발된 AI가 시장의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메타버스 등 나머지 키워드들은 모두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 메타버스 등 기존 키워드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 입증되며, ‘초연결’이라는 화두가 부상했다. 초연결을 통해 모든 키워드가 연결되는 상황에서 메타버스 등 기존 키워드들이 AI를 통해 한 차원 높은 경험을 제공하려는 로드맵이 이제 막 시작됐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업계는 향후 메타버스가 스마트팩토리 등과 만나 생산성 측면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메타버스는 물론 NFT 및 블록체인, 웹3.0 등 업계를 장식한 키워드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이라는 탈중앙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NFT를 구성하고, 웹3.0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가 가상자산 등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거나, 가상자산이 또 블록체인 등을 통한 비전 창출에 나설 수 있다. 서로 얽혀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이며, 핵심은 ‘탈중앙화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최신 트렌드로 부상한 AI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메타버스 등 기존 키워드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의 부족한 점을 메워줄 수 있는 ‘결정적 퍼즐의 한 조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기반 인프라로 작동하며, 인텔리전트 측면에서 메타버스 및 NFT, 블록체인, 웹3.0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B2B로 향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가상 오피스 및 수업공간 등을 제공하는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전문기업이 아닌, 기존 대기업 중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곳들이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LG유플러스는 모든 대학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학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작년 12월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 운영대행사업자(MSP)인 ‘메가존’, 글로벌 게임 개발사인 ‘갈라랩’과 3자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각각의 대학교만을 위한 전용 공간과 서비스를 기획해 학교와 학생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 제휴모델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AI·블록체인 시너지 위한 투자↑…부정적 시각도 ‘존재’

사진=트론(Tron)
사진=트론(Tron)

최근 트론(Tron) DAO는 AI와 블록체인 기술 간 결합을 촉진하기 위해 1억 달러(약 1,300억 원) 규모의 ‘AI 개발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AI 서비스 결제 플랫폼 ▲AI·오라클 결합 ▲AI 투자정보 관리 서비스 ▲AI 기반 컨텐츠 등 4가지 영역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에 앞서 저스틴 선(Justin Sun창업자는 지난 1월 “트론은 인공지능(AI) 전략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트론 AI 연구팀을 구성하고 대형 플레이어들과도 협력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블록체인과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두 기술이 생각만큼 상호보완되지 않아 통합이 어렵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다. 탈중앙화 금융 설계 전문가로 알려진 앙드레 크론제는 블록체인과 AI가 기본 원리 측면에서 크게 달라 이들을 통합하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앙드레 크론제는 “블록체인이 중앙형 시스템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것은 투명성과 보안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라며 “이 특성으로 인해 블록체인은 안전한 거래와 데이터 관리에 이상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반해 AI는 빠른 속도와 처리 능력이 특징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며 “사람들이 AI 알고리즘을 ‘블랙박스’에 비유하는데, 이는 데이터가 항상 투명하지 않다는 의미다”고 지적했다.

종합적으로 그는 이런 근본적인 차이를 고려할 때, 블록체인과 AI가 가까운 시일내에 단일 시스템에서 공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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