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론, 재활용 사업장 현장 데이터 100만 건 이상 학습
국내 최초로  폐기물 재활용 사업장에 자원 순환 로봇 판매
로봇 자원순환센터 건축 진행∙∙∙선별∙물류 자동화 실현
폐기물 입고부터 가공까지 전 과정 자동화 계획

에이트테크 박태형 대표(사진=에이트테크)
에이트테크 박태형 대표(사진=에이트테크)

[스타트업투데이] 현재 국내 재활용 사업장의 폐기물 선별 방식의 99%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분류하는 수선별 방식으로 실행되고 있다.

이런 기존의 자원순환 시장에서는 여러 사회적∙환경적 문제가 발생한다. 높아지는 인건비, 근로자 평균연령 고령화 등의 요인이 인력난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기피 업종인 만큼 이직률 또한 높다. 어렵게 직원을 구해도 제대로 된 안전교육 없이 작업장에 바로 투입되다 보니 안전사고나 인명사고도 자주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폐기물이 사람이 분류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서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에이트테크(AETECH)는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며 환경을 지킬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기업이다. 기존 자원순환 시장의 구조를 기술을 통한 혁신 스마트팩토리로 바꾸고 재활용률을 개선하기 위해 비전AI 기반 자원선별 로봇 ‘에이트론’을 개발했다.

에이트테크 박태형 대표는 “에이트론 기술은 침체된 자원순환 기업들에 활력이 되고, 기존의 근로자들을 보호하면서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박태형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열악한 자원순환 시장 구조 혁신 위해 창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박 대표는 앞서 캐나다에서 환경과학과 지질자원학을 전공하고 AGAT연구소 연구원, 서든골드코리아 지질학자, 로햄튼 커뮤니케이션즈(Roehampton Communications) 프로젝트 디자이너, 엘스텍엔바이런먼트 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박 대표는 “기술과 과학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지만 자연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며 “환경을 보존하며 자원을 찾는 지질학자를 꿈꾸며 학업과 진로를 고민하던 중, 기술과 과학을 활용해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버리는 폐기물을 활용해 자원을 회수하는 ‘도시 광산’을 실현해보고 싶었다”며 “4차 산업의 핵심기술을 이용해 열악한 자원순환 시장 구조를 바꾸고 환경에 보탬이 되는 과학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원순환 관련 다양한 기술 개발 리드 경험을 통해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고 본격적으로 로봇의 두뇌가 되는 AI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오랜 연구 끝에 2020년 5월 에이트테크를 설립하고 2021년 4월 에이트론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했다.

박 대표는 “자원순환 시장은 오래되고 보수적인 시장이라 사업 초 가동되고 있는 재활용 사업장에서의 영상데이터 촬영 협조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사, 노무, 회계, 세무 등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과 지원사업을 통해 여러 도움을 얻었다”고 전했다.

현재 에이트테크는 8명의 기술개발 엔지니어, 6명의 경영기획 매니저로 팀이 구성돼 있다. 최근 한 명의 전략기획이사(CSO)가 합류했으며 오는 2월부터는 최고기술경영자(CTO) 등 새로운 인력이 합류할 예정이다.

99.3%의 높은 선별 정확도 보유∙∙∙80% 이상의 공장 운영비 절감 효과

에이트론(사진=에이트테크)
에이트론(사진=에이트테크)

에이트론은 객체 인식(Object Detection) 기술과 객체 분석(Object Analysis) 기술로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골라낸다. ▲인식부 ▲분석부 ▲감시부 ▲선별부 ▲전환부 등 5가지 파트로 구성됐으며 국내 페기물 재활용 사업장에서 얻은 현장 데이터 100만 건 이상을 학습하고 있다. 

재활용 사업장 수선별 근로자가 분당 약 40개 폐기물을 선별할 때 에이트론은 95개 이상의 재활용 폐기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한다. 분류하는 재활용품 종류는 크게 페트(PET), 유리병, 알루미늄 캔이다. 색상과 부분 재질까지 포함하면 12종의 분류가 가능하며 정확도는 최대 99.3%다. 분류 가능한 객체 수는 매년 계속 늘려갈 예정이다.

박 대표는 “에이트테크는 에이트론에 들어간 원천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활용 가능하다”며 “글로벌 경쟁사와 견줘도 부족하지 않은 가격 경쟁력, 한국 폐기물 처리 정책을 모두 반영한 선별 정확도 등도 에이트테크만의 강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작업하는 재활용 작업장이 평균 270~300분 정도 가동을 하는 데 비해 에이트론을 사용하게 되면 약 430분 이상으로 공장 가동시간을 대폭 늘릴 수 있다”며 “효과들을 계산하면 기존 운영 대비 약 80% 이상의 공장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성과는?

사진=에이트테크
사진=에이트테크

에이트테크는 2021년 11월과 2022년 1월 기술 시연회를 통해 에이트론의 성능을 인정받고 시장에 제품을 출시했다. ‘폐기물∙자원순환산업전(RETECH) 2022’에 참여해 시장에서 주목을 이끌어내기도 하는 등 계속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이트테크는 창업 초기 2년 동안 에이트론 개발에 몰두하며 AI 및 하드웨어 관련 국내외 특허 8건을 등록∙출원했다. 여기에 2건을 추가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폐기물 처리장별로 다른 환경에 맞춰 에이트론을 제작∙공급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3월에는 인천시 남동구 H사에 에이트론 1호기를 판매해 국내 최초로 자원 순환 로봇을 폐기물 재활용 사업장에 판매한 사례가 됐다. 이를 통해 다른 민간 사업장 및 지자체에서도 발주 문의가 계속되고 있으며 로봇을 도입했던 H사에서도 추가 발주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트테크는  2021년 1차 시드투자, 2022년 2차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팁스(TIPS) 사업에 선정됐으며 최근에는 31억 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프리A 라운드에는 비전크리에이터와 소풍벤처스가 후속 투자자로, 블루코너와 GS벤처스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로써 에이트테크는 총 누적 투자 금액 35억 원, 기업가치 200억 원 이상을 달성했다. 

사람이 필요 없는 로봇 자원순환센터 구축 계획

(사진=)
무인 자원순환 로봇센터(사진=에이트테크)

에이트테크는 에이트론 판매를 확대하고 나아가 에이트론를 활용한 로봇 자원순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로봇 자원순환센터는 AI, 빅데이터, 에이트론, 폐기물 상∙하차를 도와주는 로봇 등을 활용해 선별∙물류 자동화를 실현한다. 현재 인천 경서동에 건축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자체 개발한 자동 제어 시스템을 활용해 24시간 무인으로 공정 운영이 가능하고 센터 내 필요한 동력을 생산한다”며 “이를 통해 재활용 폐기물 입고부터 가공까지 전 과정을 AI 로봇을 통한 자동화를 이뤄 더이상 사람이 필요 없는 로봇 자원순환센터를 건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에이트테크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해 세계적인 스마트시티 자원순환 기술 공급기업으로 도약할 예정이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GDP가 높고 국토가 좁아 자원의 순환이 중요한 아시아 국가들이 1차 목표 시장이며 이후 중동시장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에이트테크는 국내 지역 선별소에 AI 로봇을 도입하는 사업(1단계)을 시작으로, 자체 선별장을 스마트팩토리 형태로 구축(2단계)하고, 각 가정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수거하는 방식 자체의 혁신(3단계)을 꿈꾸고 있다”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 변화가 실행된다면 지구의 지속가능성도 지켜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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