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 작품부터 조각, 사물 등의 3D 작품까지 설치 가능
예술 창작자가 쉽고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서비스 제공 목표

[스타트업투데이] “사람들은 모두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합니다. 그 공간이 누구에게는 공개된 작업장이 될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사적인 파티장이 될 수도 있겠죠.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모이기도 어려운데, 나만의 스튜디오 '믐'에 접속해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코로나19로 예술 분야는 급속도로 경직되어가고 있다. 죽어가는 예술 생태계를 살릴 방법은 없을까? 이 고민에 대한 해결책으로 김휘재 대표는 전시 메타버스 '믐'을 제시한다.

'믐'의 탄생에는 기술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과 물리적인 제약을 해소하고 예술계의 각자도생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코로나 걱정 없는 메타버스 전시장 '믐'

(사진=믐 제공)
(사진=믐 제공)

‘주식회사 믐’은 예술 작가들이 창작물을 전시하고 홍보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를 이용한 온라인 3차원(3D) 전시장을 운영한다.

‘믐’은 작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전시 홍보를 제공하고, 예술인들이 겪는 비용적인 고충이나 저작권과 관련된 법적 문제 해결을 돕는다.

'믐이라는 이름은 전시장을 뜻한다. 김휘재 대표는 ‘믐’의 조형적 요소인 ‘ㅁ(미음)’이 네모난 전시공간을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의미 있는 이름이라고 전했다.

믐을 통해 창작자는 본인만의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그 안에 작품을 걸고 음악도 틀고 전시를 진행할 수 있다. 2차원(2D) 작품 사진부터 조각, 사물 등의 3D 작품도 설치 가능하다.

또한, 완성된 전시장에 지인을 초대해 실시간 채팅을 하거나 제스처를 통해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므미(캐릭터)'의 헤어 스타일, 액세서리, 옷, 피부 등은 개인의 개성에 맞게 선택 가능하다.

므미를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다. (사진=믐 제공)
'므미'를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다. (사진=믐 제공)

'믐'은 미술에 관심이 있으나 코로나로 인해 전시 감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40대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작가 회원은 300여 명 정도며, 전체 회원은 1,000명을 넘었다.

'믐' 사용자는 기본으로 작품을 20개까지 업로드할 수 있다. 그 이상 작품을 설치할 경우에는 ‘포도’를 통해서 인벤토리를 확장해야 한다. ‘포도’는 믐에서 사용하는 가상 화폐로, 스토어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인벤토리 확장 시 사용된다. 

작가가 본인의 작품을 '믐' 서비스 내에서 판매하기를 원할 경우, 심사를 통해 스토어 등록이 가능하다. 이때 판매금의 대부분은 작가에게 돌아가고 소량의 수수료만 믐에서 가져가게 된다. 

“판매되는 작품은 온라인 데이터로써 판매되는 것이며 원본 작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디지털 이미지 판매이기 때문에 건당 수익이 높지는 않지만, 작가들은 한 작품으로 잘하면 수십, 수백 건의 판매수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믐'을 통해 메타버스 전시장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사진 속 작품은 '이규석 작가' 작품. (사진=믐 제공)
'믐'을 통해 메타버스 전시장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사진 속 작품은 '이규석 작가' 작품. (사진=믐 제공)

작가가 온라인 데이터로 작품 이미지를 판매했을 경우 구매자는 해당 이미지를 CCL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다. CCL 라이선스란 Creative Commons License의 약자로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일정 조건으로 다른 사람의 자유로운 이용을 허락하는 자유 이용 라이선스다.

김 대표는 믐 스토어에 등록된 상품의 경우 반드시 CCL 라이선스가 붙는다고 전했다. 만약 원작을 판매하고 싶은 작가라면 작품 판매 사이트와 링크를 걸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믐'에서 진행하는 전시는 모두 별도의 요금 없이 입장 가능하다. 김 대표는 추후 특정 갤러리나 특정 기관의 유료 전시의 경우 입장 티켓구매가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믐'은 ‘소비자가 만들어가는 전시회’가 주목표로, 비용 없이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믐' 이용 정책의 기본적인 태도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에서 만든 자체 기획전 역시 비용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ART의 성장과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

(사진=믐 제공)
김휘재 대표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후 현재 동 대학 대학원 소속이다. (사진=믐 제공)

'믐'은 2020년 9월에 설립됐다. 당시 김 대표는 개인전을 준비하던 예비 작가였으나, 코로나19로 전시 계획이 무산되는 등 절망을 겪었다. 그러던 중 그는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했고 3D 전시의 가능성을 알게 됐다.

몇 달의 시간 동안 고군분투해서 공부하고 만들던 김 대표는 이를 혼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이 이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잠깐 시도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제대로 해보기 위해 사람을 모으고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현재 '믐'에는 김 대표 외에 5인이 융합예술팀, 소프트웨어(S/W) 개발팀으로 함께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경영과 기획부터 디자인, 프론트 코딩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믐은 현재 총 6인이 뜻을 모아 함께하고 있다. (사진=믐 제공)
'믐'은 현재 총 6인이 뜻을 모아 함께하고 있다. (사진=믐 제공)

시스템을 구현하는 단계에서 구체적인 기획이 많이 변경되기도 했다. 회사 초창기에는 20~30대 예비작가, 신진작가, 유망작가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전시장을 대여해주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그래픽 수준, 작가들이 기대하는 바, 조작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매 순간이 전쟁처럼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타겟을 조정하고 개발 방향을 바꾸는 등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가며 사이트를 개선해나갔다. 김 대표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다 보니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저희 서비스 최소기능제품(Minimum Viable Product·MVP)이 처음 나왔을 때, 주변에 보여주면서 사용해보게 했는데, 다들 굉장히 신기해하고 재밌어하던 모습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믐' 공간에서 오랜 시간 뛰놀면서 그림도 직접 걸어보기도 했고, 우리가 의도한 방향 외로 사용하는 모습들도 보여줬습니다. 우리가 만든 서비스를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이 굉장히 보람찼고, 어려운 길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으로 도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믐 공간에 모인 사람들. (사진=믐 홈페이지 갈무리)
'믐' 공간에 모인 사람들. (사진=믐 홈페이지 갈무리)

 

스타트업 창업을 통한 성장

 

'믐'은 2020년 창업진흥원 예비창업패키지와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초기사업지원 프로그램 도움을 받았다. 김 대표는 금전적인 도움뿐 아니라 교육을 통해 사업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두 사업 다 멘토를 배정받아서 멘토, 멘티로 활동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사업 초반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과 이슈 사항들을 공유하고,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쉽게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또한, 앞으로 스타트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서울에 공유 오피스를 제공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상주가 아니더라도 법인 등기가 가능하고, 우편 관리가 가능하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회사가 초기라 수익이 없을 때 임대료를 지불한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이 큰데요, 이렇게 공유 오피스 지원을 한다면 국내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믐을 이용한 전시 '수원벽화마을 디지털트윈전시' 스틸샷. (사진=믐 제공)
믐을 이용한 전시 '수원벽화마을 디지털트윈전시' 스틸샷. (사진=믐 제공)

김 대표는 스타트업 창업은 훌륭한 도전이며 인생에서 큰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그는 '믐'을 시작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전까지는 내 전공, 내 취미 등 내 위주의 세상 속에서 살았다면 창업 이후에는 ‘세상의 세상’을 살게 됐습니다.”

그는 고객의 니즈를 맞추는 것은 물론, 세상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잠재 고객들은 어떤 것을 가장 힘들어하는지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에는 관심 없던 내용을 찾아보고 배우면서 ‘내 분야’와 ‘내 분야가 아닌 분야’ 간의 융합이 이루어지면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미술 분야 메타버스 선두주자 되고파"

믐은 창작자들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다. (사진=믐 제공)
'믐'은 창작자들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다. (사진=믐 제공)

'믐'은 올해 연말까지 고객이 사용하는 데 무리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사이트 리뉴얼 중에 있다. 그 후에 메타버스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면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믐의 목표다.

"우리의 목표를 위해서는 주 고객층인 창작자들(작가, 화가, 음악가, 건축가, 디지털 조각가 등)이 사용하기에 편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서비스가 안정되고 수익도 많이 생긴다면 예술가 지원사업, 온-오프(On-Off) 연계 전시 등 한국 미술계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다양한 기획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그는 미술계 메타버스의 선구적인 사용자 환경·경험(UX·UI)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도모하고, 미술 작가들의 경제생태계를 만들고 제시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케이-아트(K-ART)의 선순환구조를 만들고 작가들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회사 설립 후 3개월 만에 MVP를 만들어 시험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강점입니다."

현재 '믐'은 여러 갤러리와 액셀러레이터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믐을 이용한 전시 '힙-한옥' 스틸샷 (사진=믐 제공)
'믐'을 이용한 전시 '힙-한옥' 스틸샷. (사진=믐 제공)

김 대표는 블록체인 등과 더불어 여러 기술적인 발전으로 인해 메타버스 세계관이 재조명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 온라인 게임 대다수가 메타버스 세계관과 유사합니다. 또 다른 자아가 또 다른 세계에서 교류(커뮤니티)하고 경제 활동(아이템 거래)을 하는 등, 메타버스 세계관의 필수적인 부분들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십여 년 전에는 게임 내 아이템(재화)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거래했었는데 이제는 암호 화폐로,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NFT)으로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

그는 현재 각종 메타버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믐처럼 문화 예술, 그중에서 미술 분야에 집중한 메타버스는 아직 국내에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앞으로 수많은 메타버스들이 몇 년 사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할 것이지만, 믐은 미술 분야 메타버스의 선두주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투데이=신서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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