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 심사 기간 45일 지나도록 수리 안돼
금융당국, 잦은 인사 변경에 인원 감축으로 업무처리 ‘한계’
국내 가상자산 시총 20조원대 회복했지만…코인 거래소 절반은 매출 ‘0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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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고팍스, 한빗코 등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상자산 사업자(VASP) 변경 신고’에 대한 승인을 무기한으로 지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한빗코는 광주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당국으로부터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마땅한 이유 없이 계속 미뤄지는 FIU의 결정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 FIU는 간단한 변경 신고만 수리해주고 거래소 종합검사도 나가지 않는 등 일을 수행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가상자산 사업자들에 대한 금융당국 신고 수리가 계속 지연되면서 관련 업체들이 운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45일 지나도록 신고 수리 여부 ‘감감무소식’∙∙∙업계 답답함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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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금융당국의 신고 수리 여부는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 접수일로부터 45일내 통지돼야 했다. 

그러나 45일이 지나도록 고팍스, 한빗코 등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변경 신고 수리가 지연되고 있다. 올해 신규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 수리된 업체는 법인 가상자산 수탁 업체 인피닛블록(대표 정구태)이 유일하다. 

고팍스는 3월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전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 이후 금융당국에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지금까지 신고 수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중훈 부대표를 대표로 선출해 지난 8월 재차 금융당국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이 역시 신고 수리되지 않았다. 

이후 고팍스는 바이낸스 측 인물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 수리를 위해 인수 이후 대표이사를 세 번 변경한 것이다. 고팍스는 355억 원 상당의 고파이 미지급액 상환을 위해 금융당국 신고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빗코는 지난 6월 광주은행과 원화마켓 전환에 필요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하고 금융당국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마찬가지로 신고 수리가 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원화마켓 전환을 위한 현장실사도 다 마쳤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한빗코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신고 수리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올해 금융당국이 처리한 등기임원 변경 신고는 25차례, 실명계좌 관련 신고 2건, 가상자산 업무 수행 변경 신고 1건이다. 또 가상자산 업계를 담당하고 있는 FIU 가상자산검사팀은 올해에만 담당 과장이 두 번이나 바뀌는 등의 내부 변화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당국과의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원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처리 가능한 업무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계속 담당 인사가 바뀌면 이들이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다리고 당국의 기조가 달라지기도 하니까 업계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상반기 시총 46% 증가했으나 코인마켓 절반은 매출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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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FIU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9조 4,000억 원보다 9조 원, 46% 늘며 28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BTC 현물 ETF 출시 예상으로 BTC 가격이 상반기에만 81% 반등하며 투자심리가 회복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원화마켓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FIU에 신고된 코인마켓 거래소 21곳 중 절반에 달하는 10곳은 올해 상반기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마켓 거래소 18곳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어 가상자산 거래규모와 이용자 수도 소폭 감소했다.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 일평균 거래규모는 2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3% 감소했다. 고객확인의무를 완료한 거래가능 개인∙법인 이용자는 606만 명으로 3% 감소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신규 상장과 상장폐지는 크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거래소의 신규 상장 건수는 169건으로 지난해 말 대비 128%나 급증했다. 상장폐지 건수도 47% 증가한 115건을 기록했다. 특히 상폐된 가상자산 가운데 66%는 단독 상장됐던 가상자산이다. 

가상자산 지갑∙보관업자 9곳 역시 올해 상반기 부진하며 매출이 반토막났다. 이들 사업자의 상반기 매출은 198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8%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71% 감소한 3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법인 이용자가 21개사 추가되면서 총 122개사가 지갑∙보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이용자는 지난해 대비 1.6% 감소한 30만 3000명이다. 

이와 같이 가상자산 업계는 2021년 이후 최대치의 시가총액을 기록했으나, 금융당국의 신고 승인 지연과 더불어 거래소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운영상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트업투데이=권아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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