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실리콘 음극재, 그래핀, CNT 등 에너지용 나노소재 제조∙판매
셀메이커와 협력으로 시제품 기반 배터리 양산 주력
그래핀∙CNT 복합화∙∙∙우수 성능 나타내는 실리콘 입자 개발

그랩실 허훈 대표가 제273회 BTCN벤처포럼에서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랩실 허훈 대표가 제273회 BTCN벤처포럼에서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스타트업투데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대중 및 투자업계에 소개하는 스타트업 피칭무대 ‘BTCN벤처포럼’이 4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카이트타워 14층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BTCN과 선명회계법인이 공동주최하고 한국M&A협회와 SMB투자파트너스가 후원한다. 

그랩실 허훈 대표는 이번 포럼에서 현재와 미래의 배터리 개발에 대해 설명했다. 

그랩실은 2019년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에서 스핀오프(Spin-off)른 회사로 고용량 실리콘 음극재와 그래핀(탄소 동소체 중 하나, graphene) 및 탄소나노튜브(CNT, Carbon Nanotube) 등 에너지용 나노소재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그랩실은 팁스(TIPS) 선정 등 여러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실리콘과 관련된 특허를 확보하고 시제품을 상용화에 힘써 왔다. 그결과 ‘2021년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 특허청장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셀메이커(2차전지 업체)와 손잡고 시제품을 기반으로 배터리 양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허훈 대표는 “현재 국내 특허 출원 2건과 등록 8건, 전용실시권 8건, 해외출원 9건, 특허협력조약(PCT, Patent Cooperation Treaty) 등록 5건 등을 마쳤다”며 “특허는 특히 벤처기업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지속해서 확대하고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실리콘 음극재 시장 선점 움직임 활발 

배터리 소재 업계에서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는 실리콘 음극재 함량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투자나 인수합병(M&A) 사례도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실리콘 음극재를 상용화했다. 이보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7월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하며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국내 최대 실리콘 음극재 기업인 대주전자재료는 2024년 말까지 실리콘 음극재 생산 능력을 지금보다 5배 늘릴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랩실 역시 오는 2030년 기준으로 5만 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양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허훈 대표는 “2030년 기준 필요한 실리콘 음극재 양은 20만 톤”이라며 “아직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간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기차에서는 시간당 400km에서 800km까지 갈 수 있도록 빠른 충전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2차전지 음극재 시장에서는 1,800mAh/g 이상의 고용량의 실리콘 음극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허 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충전 시간과 함께 실리콘이 달성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소재라고 덧붙였다. 

허 대표는 “대주전자재료는 마그네슘을 도핑하면서 실리콘 용량을 올린 바 있다”며 “시장이 8,800mAh/g 이상의 고용량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대주전자재료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랩실 허훈 대표가 제273회 BTCN벤처포럼에서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랩실 허훈 대표가 제273회 BTCN벤처포럼에서 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비정질 카본의 CNT 복합∙∙∙실리콘의 팽창 문제 해결 

그랩실은 안전성과 전도성, 수명, 파워 등에 집중해 시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비정질 카본의 CNT를 복합화함으로써 전도성을 높이고 실리콘이 가졌던 팽창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여기에 그래핀까지 복합화해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는 실리콘 입자를 개발했다. 

특히 그랩실이 만든 실리콘 입자는 D50의 평균입도와 100nm 이하로 제어해 실리콘이 팽창하는 문제를 해결한 소재다. 궁극적으로는 셀메이커에서 요구하는 입자 특성, 즉, 10마이크론(Micron, 1mm의 1/1000) 또는 5마이크론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대응을 하는 공정기술을 확보했다. 

허 대표는 “굉장히 균일하면서도 깨끗한 구형의 실리콘 입자를 만들어서 생산 중”이라며 “이렇게 만들어진 입자는 그랩실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기술연구소에서 평가 과정을 거쳐 셀메이커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허 대표는 그랩실이 꾸준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2차전지업계에서 한계를 극복할 니즈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데다 그랩실이 오랜 기간 자체적으로 고급 인력 인프라를 통해 기술 축적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실리콘 음극재는 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양산됐을 때 가격 경쟁력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소재”라면서 “앞으로 실리콘계 전문 기업을 바탕으로 해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나 CNT, 또는 특수 목적용 배터리 등에 관한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허 대표는 그랩실의 단계별 성장 계획을 공개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도약 단계에 들어서 시장에 진입해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랩실은 지난해 미국 이오셀(EoCell)과 기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며 이오셀의 배터리에 장착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 생산 파트너로서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또 유럽과 인도네시아 등의 기업과 배터리 공장을 짓고 실리콘 음극재를 제공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허 대표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파일럿 생산이 매출로 연결하는 게 목표”라며 “셀메이커와 연산 20톤 규모의 파일럿 스케일 설비를 구축하고 2026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소재∙부품∙장비 기술 상장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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