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발전 가능성 지녀

국내 대표 메타버스 관련 사업 '제페토'와 구찌의 협업 사례. (이미지=네이버제트)
국내 대표 메타버스 관련 사업 '제페토'와 구찌의 협업 사례. (이미지=네이버제트)

[스타트업투데이]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게임 사이트에 명품 브랜드가 아바타로 나타나 활동하고 다양한 캐릭터의 이미지로 나오더니 이젠 몇 백만 원씩 하는 정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공항의 면세점과 유명 백화점들이 입점을 원했지만 눈길도 주지 않던 콧대 높은 최고의 명품들(루이비통, 샤넬, 구찌, 프라다 등)이 아이들이 노는 게임 공간에서 자사의 브랜드를 은유적으로 또는 가상화를 통해 활동한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가질 않는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래퍼나 가수 그룹들이 게임 공간에서 콘서트를 하고 팬 사인회를 하는 것이 유행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게임플랫폼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이용해 중공업과 건설, 전자, 심지어 의료분야에서도 폭넓게 이용되고 있는 메타버스는 신기술이 아닌 가상기술융합의 진화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게임 공간에서 신개념의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정보기술(IT)의 신세계는 초입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기로 들어섰다. 이 신문화의 진화는 단순한 게임과 소셜 문화공간이면서 생업을 위한 하나의 직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미 금융가 최대 이슈로 떠올라

최근 미국의 금융가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메타버스(Metaverse)다. 성장주에 대거 베팅했던 일부 헤지펀드와 투자은행(IB)들은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IT기업들을 차익 실현 후 차세대 IT의 블루오션으로 메타버스를 지목하고 있다.

메타버스란 신조어 합성어로 메타(Meta) 가상초월과 유니버스(universe)우주라는 즉, 우리에게 익숙한 가상세계라는 뜻이다. 정치·경제·사회·산업은 물론 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생활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다.

두 달 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게임 엔진 전문기업 유니티(Unity)에 이어 곧 상장하게 될 로블록스(Roblox)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금까지 소비자는 게임에서 플레이를 하고 아이템들을 구입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한 게임 공간이 아닌 플레이어(게임), 커뮤니케이션(소통), 크리에이티브(창작), 경제활동(소비, 판매), 일(직업)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자신이 만든 게임과 케릭터를 통해 수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유저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성인들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은 머지않아 아고(아재, 고모)세대의 전유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메타버스 기업 사례

다음 달 상장이 예정된 로블록스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관련 기업으로 미국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임 플랫폼이다. 가입자 수는 2억 명을 넘어섰고, 미국의 청소년들은 유튜브보다 3배 가까이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별도의 비용 없이 플레이를 할 수 있고, 게임을 만들고, 다양한 장르의 창작물을 올릴 수 있다. 유저들이 직접 만든 게임이 5,500만 개가 넘고 인기게임은 매월 1천5백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로블록스에서 제공하는 가상화페 ‘로벅스(Robux)’를 구입해 유저가 만들어 놓은 독특한 공간의 입장권을 사거나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런 경제활동은 순수 사용자들끼리 자발적으로 이뤄지며 유명한 브랜드 기업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판매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지난해 예정된 콘서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되자 콘서트를 가상세계로 변경했다. 에픽게임즈가 만든 ‘포트나이트’라는 가상현실 게임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서였다.

유저들은 게임을 하다가 마음이 맞는 사용자들과 함께 춤을 추며 콘서트를 보는 방식이다. 콘서트는 스콧의 아바타가 노래하고 유저들은 자신이 만든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같이 춤추며 콘서트를 즐긴다. 당시 접속자가 연속 4천만 명을 넘어 이 콘서트에 투자한 금액의 1,000%가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방탄소년단도 신곡 ‘다이너마이트’를 같은 포트나이트에서 뮤직비디오를 공개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공간은 유저들이 친구나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콘서트와 영화를 관람하며 즐길 수 있는 소셜 공간이다. 이를 본 많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이러한 가상세계를 통해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

이러한 플랫폼은 게임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앞다퉈 이용하고 있는데, 중공업과 자동차, 전자, 건설, 영화, 의료 부문에서도 폭넓게 사용 중이다. 가상세계 안에서 설계된 프로젝트의 수치를 미리 확인하고 다양한 공법을 시연하고 수술을 앞둔 환자를 스캔함으로써 환자만의 특징과 신체부위를 먼저 시술함으로써 빠르고 성공적인 본 수술을 준비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메타버스 관련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자리 잡은 기업은 네이버다. 현재 누적 가입자 2억 명을 돌파한 글로벌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ZEPETO)’는 네이버의 종속회사 스노우가 운영한다.

‘제페토’는 현재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를 넘어섰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주주로 참여했다. 엔터사업과 메타버스 간에 접목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제페토 아바타로 재탄생한 블랙핑크. (이미지=네이버)
제페토 아바타로 재탄생한 블랙핑크. (이미지=네이버제트)

이들 기업은 ‘제페토’에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등 소속 가수의 아바타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유명 패션 브랜드 구찌, 나이키를 비롯한 수많은 기업들도 이곳에 진출해 활발한 마케팅활동을 하고 있다.

메타버스 비즈니스가 무한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연관된 분야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사업모델과 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그리고 보안 등 아이템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 성장이 보장된다. 대표적인 IT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이 부문에 사활을 걸고 기술개발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를 중심으로 SK텔레콤, KT, 엔씨소프트 등 대기업들이 플랫폼 기반으로 기획하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특화된 아이템으로 성장해 가는 중이다. IT산업의 핵심기술을 선점한 미국은 이 신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가상현실(VR) 스타트업 ‘오큘러스’를 23억 달러(한화 약 2조 5,000억 원)에 인수했다. 현재 Z세대 중심의 콘텐츠를 중장년층으로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선두주자는 엔터테인먼트 가상세계

IT산업을 주도한 미국 기업들이 성숙기를 지나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엔터산업의 변화에 목말라하던 중 맨 먼저 치고 나가고 있는 부문이 종합 엔터테인먼트 가상세계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움직임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기획, 마케팅과 안무, 방송, 엔터관련 경험자들을 영입했다면 요즘은 게임, 가상현실, 클라우드 관련 기술자들을 대거 스카우트하고 있는 데서 향후 신산업의 방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인프라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면, 중소기업으로는 나무기술이 있다. 나무기술은 가상화기술 용어가 생소했던 시절인 2001년부터 외길을 걸어온 메타버스 가상세계기술 전문기업이다.

가상화에서 클라우드로 확장되는 융합기술의 플랫폼 기업인 나무기술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과 공공기업, 금융기관들이다. 필자도 해외 헤지펀드 매니저를 통해 나무기술을 알게 됐다.

동사 독자기술로 개발한 칵테일 클라우드는 2018년 신소프트웨어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한국의 주요 그룹사들이 사용 중이며 삼성전자의 주요파트너이기도 하다. 스마트시티, AI 빅데이터를 하나의 패키지로 선보인 스마트 DX 신제품은 가상세계와 클라우드를 연결하고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업홍보, 신제품 시연, 프로젝트 기획 등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해외를 기반으로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

이 외에 클라우드 환경을 국내외에 제공하는 롯데정보통신과 가상화 전문 게임기업인 엠게임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개념의 융합신기술로 진화 중이다. 그 첫 번째 성장기로 들어선 산업이 메타버스다.

 


자명 The CJ Holdings Canada Ltd. CEO
자명 The CJ Holdings Canada Ltd.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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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편집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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