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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현 주소

[스타트업투데이] 하루에도 수십 통씩 전달되어온 이-메일에서 눈에 띄는 것은 주식시장의 거품론이다. 얼마 전까지도 유동성에 힘입어 주가는 우상향을 지속하리라는 것이 대세였다. 그런데 새해를 맞이한 이때, 여기저기서 위험신호가 부쩍 들린다.

특히 미국의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주식투자 경계론이 높아지고 있다. 필자가 유료로 받아보는 외국연구기관의 자료는 물론 투자사와 대형 투자은행(IB)의 리포트들에서도 거품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들이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다. 유례없이 급상승한 금융시장은 수면 아래 있는 심각한 문제점들을 전부 덮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거품론에 대한 근거를 확인해보면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막대한 돈이 풀린 것에 대한 인플레이션이다. 백신이 본격 보급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서 억눌렸던 소비 욕구와 함께 설비투자 지연과 물류제한 등으로 공급부족 사태가 가파른 물가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둘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금리 인상이다. 바이든 정권이 집권 초기 민심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겠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을 불러 올 수밖에 없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도 기존의 제로금리 지속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셋째, 민주당이 공약으로 내세운 부자 감세 원상회복이다. 트럼프 정부가 집권하면서 맨 처음 손댄 부분이 기업들의 세금 인하였다. 15~20%까지 낮춰줬던 기업들의 세금은 결국 부자세로 인식돼 일반 서민들은 전혀 혜택이 없었다. 이 부분을 다시 철회하면 기업들에게는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고 주가지표에도 부정적이다.

이와 함께 고점 논란의 미 증시는 공매도 세력들의 집중공격으로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대형 헤지펀드들은 새해의 투자전략을 그렇게 세워놓고 있다. 필자가 공감하는 부분도 바로 세 번째 부분이다.

미국 증시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며 상승을 지속하고 있지만 안으로 들여다보면 미국의 경제실정은 녹록지 않다. 현재 실업률은 6.5%대로 여전히 높다. 코로나19 이전 3% 선으로 복귀하기는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이미 수많은 기업들과 소매업(백화점, 일반 매장)운수, 여행업 등 서비스업종들이 폐업해 재기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푸드 트럭에 의존하는 빈민층 인구가 코로나19 이전의 4배에 달하는 6천만 명에 가깝다는 현실은 미국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다.

금융시장만 보면 미국의 경기가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은 듯 보이지만 곳곳에서 위험신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 그동안 숨어있던 문제점들이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수백만 채의 집 가장들이 실직으로 대출을 갚지 못할 처지에 놓여 있다. 현재까지는 정부의 보호 아래 일정 기간 미상환을 해도 집에서 쫓겨나지 않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그때는 더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한국의 전망

우리의 증시도 주가지수 2,500이 넘자 너도나도 인버스 두 배에 투자하는 개미들이 급속히 늘었다. 인버스200% 투자는 지수선물거래 기법으로 레버리지와는 반대로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내는 구조다.

거기다 인버스 곱빼기는 주가지수 하락이 10%일 경우 20%의 수익을 가져오는 투자방법이다. 하지만 주가지수가 오르면 두 배로 손실이 발생한다. 주식에서 수익을 낸 개미투자자들은 이 선물투자로 그동안 번 돈을 모두 날렸거나 수익이 크게 훼손됐을 것이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 지수는 2873을 가볍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투자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주가지수 2,500이 넘어서자 많은 전문가들이 거품론을 말하며 우리나라 적정 지수에 도달했다고 말했기에 지수하락에 베팅한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어디 우리의 예상처럼 움직이던가.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주가지수가 거침없이 2,700을 넘어서자 너도나도 2021년은 지수 3,000에 도달 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투자전문가들이 내 놓은 근거는 일리가 있으면서도 왠지 망설여짐은 숨길 수가 없다.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기준으로 보면 예전에 주가수익비율(PER)12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지표에 도달하면 어김없이 조정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거침없는 상승을 지속하자 일부의 전문가들은 거품논란을 얘기하기에는 그전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종목들은 미래 가치가 지나치게 선 반영돼 있고 그것이 실적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주가 조정은 필연적이다. 최근 외국인들에 의해 상승을 지속해 왔기에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우리도 동조화할 수밖에 없다.

필자 개인적으로 몇 가지 조정의 빌미를 찾는다면 첫째, 지난해 결산발표와 함께 주가에 대한 검증이 시작될 것이고 그즈음 공매도 부활도 증시에는 큰 부담이다. 둘째는 아직도 높은 신용물량과 외부 환경적 요인이다. 미국보다 중국이 금리인상 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이 긴축을 시도하면 우리도 조정을 피해갈 수 없다.

주식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정석은 비싸면 사지 말고 현저히 쌀 때는 시장을 보지 말고 사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은 계륵 장세다. 안 먹자니 서운하고 먹으려고 하면 정작 먹을 것이 없다는 뜻이다.

필자가 관리하는 계좌들은 현재 73% 이상의 현금을 보유 중이지만 선뜻 매수하기에는 손이 가질 않는다. 시장을 면밀히 보면서 문득 느끼게 하는 문구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즉, 주식시장은 90%는 준비와 기다림의 시간이고 수확은 10%의 기간에 가을걷이를 끝내야 한다는 필자만의 투자 철학이 떠올라서다.

 


자명 The CJ Holdings Canada Ltd. 최고경영자(CEO), CGB(Capital of Golden Bridge Co)CFO 아시아지역 수석 펀드매니저 역임, 화제의 책  저자
자명 The CJ Holdings Canada Ltd. 최고경영자(CEO), CGB(Capital of Golden Bridge Co)CFO 아시아지역 수석 펀드매니저 역임, 화제의 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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