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높일 궁극적인 방법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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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2019년 후반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가별 보건의료 서비스 수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회원국 평균 80.7년에 비해 상위권에 속하며, 주요 질환 사망률은 회원국 평균보다 대체로 낮은 수치를 보인다.

한편, 보건의료자원 중 임상 의사 및 간호 인력은 인구 천 명당 2.3명과 6.9명으로 OECD 평균 3.4명, 9.0명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고, 병상 수는 인구 천 명당 12.3개로 OECD 평균 4.7개의 약 2.6배에 이르며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컴퓨터단층촬영(CT) 보유 대 수도 OECD 평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나타난 여러 수치를 종합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인적 자원은 부족한 반면 물적 자원은 잘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각자의 건강에 대한 인식과 관리 수준이 높아 여러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기대수명이 높고 주요 질환의 사망률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보견의료와 삶의 질을 높일 방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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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떻게 우리나라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여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비한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한 포괄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겠지만, 여기서는 핵심요소 중 하나인 정보기술(IT)과 의료의 융합을 통한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나라에서 의료·IT융합에 대한 의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이미 10년이 넘었고 지금은 IT 중에서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의료서비스의 고도화가 뜨겁게 논의되고 있다.

의료계 뿐만 아니라 IT 업계에서도 앞다퉈 의료 빅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 도입 방안 대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관련 신기술의 개발과 적용이 최대 관심사로 부각돼 총체적 경쟁상태에 돌입했다.

전통적인 방식의 의료는 치료가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병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으며 사전 진단에 따라 개인별로 맞춤형 치료를 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핵심기술인 인공지능은 유전정보 및 진료정보 등 환자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예측, 예방, 진단, 치료, 처방의 전주기 과정에서 환자의 건강과 질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고도화를 위한 4가지 전략

첫째, 정형 및 비정형 의료 데이터 학습이 가능하며 가치 있는 의료 데이터로 변환시키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는 병원의 의료정보, 건강검진 정보 등 방대한 의료 데이터가 있다 하더라도 개인정보 및 의료정보보호 정책으로 인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공익목적으로 데이터 활용을 허용하고 있으나 신청과 승인절차가 무척 까다로워 인공지능 솔루션 기업 입장에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공개하는 데이터의 양이 인공지능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분량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의미 있는 활용도 어렵다.

따라서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하고 데이터의 사용 목적과 범위를 구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으로써 국민건강 증진과 의료산업 발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규제개선이 필요하다.

대안의 하나로, 동남아 등 개도국에 병원을 설립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아직 개인정보보호 법령이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선진형 병원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한 국가에서 환자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문제를 외국에서 과감히 시도함으로써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수출하는 한편, 빅데이터·인공지능 기업의 해외 진출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루닛의 폐 질환 진단 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루닛 인사이트 CXR’. 인공지능을 활용해 흉부 엑스레이의 비정상 소견을 표시한다. (사진=루닛)
루닛의 폐 질환 진단 보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인 ‘루닛 인사이트 CXR’. 인공지능을 활용해 흉부 엑스레이의 비정상 소견을 표시한다. (사진=루닛)

둘째, 질병의 예측과 진단을 정확하게 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국내에도 뷰노, 루닛, 솔트룩스 등의 기업이 폐병, 척추, 팔다리골절 등 분야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의료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부 선도 디지털 병원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분야에서 이미 선도적으로 상당한 기간 투자를 해온 아이비엠의 왓슨 등 인공지능이 일부 우수한 성과를 내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수많은 질병에 대한 정보 분석과 진단에 대한 완성도를 더 높이는 것이 더 필요하듯이 상대적으로 질적, 양적 측면에서 열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의료솔루션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요구된다.

특정 질병에 대한 진단결과가 나오게 되면 이것이 어떻게 도출됐는지에 대해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설명해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 선도 병원 및 솔루션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협력해 신기술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의 기획과 실행을 공동으로 추진해야 하며 그 지속성 또한 담보돼야 한다.

셋째, 인공지능기술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의료분야 지식을 동시에 함양한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다학제적 커리큘럼에 기반해 의료데이터를 IT 기술인 인공지능을 활용해 분석하고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료애널리스트’를 육성하고 지속적으로 배출해야 한다.

국내 일부 대학에 이미 의료·IT융합학과가 신설돼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고 최근에는 ‘인공지능의료융합학과’ 또는 ‘빅데이터의료융합학과’ 등 명칭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해 학생을 모집하고 교육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의료에 대비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산학연 각계에서 세계 주요국의 인공지능 기반 의료서비스 현황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협력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에서 면밀한 전략을 수립, 실행함으로써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의료서비스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마켓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시대가 올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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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편집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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