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데이터 학습∙추론 위한 핵심 연산 수행
2020년 AI 반도체 시장 규모 24조 원 형성∙∙∙2030년 156조 원 전망
韓 통신업계, ‘탈’통신 잇따라 선언∙∙∙AI 솔루션 회사로의 변신 예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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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인공지능(AI) 산업이 확대되면서 학습∙추론의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AI 전용 반도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AI 반도체’란, AI의 핵심두뇌로서 학습∙추론 등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높은 전력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다. 시스템 반도체가 ‘데이터의 수집-전송-연산에 이르는 전(全) 과정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반도체라면, AI 반도체는 데이터의 학습과 추론을 위한 핵심 연산을 수행한다. 

지금의 AI 반도체 시장은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2020년 발표한 ‘AI 반도체 시장 동향 및 우리나라 경쟁력 분석’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규모는 2020년 184억 달러(약 24조 원)를 형성했다. 그러나 앞으로 10년간 6배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1,179억 달러(약 156조 원)로 거대 시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반도체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0년 8%에서 2030년 31%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국내 통신3사가 전통적인 통신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하며 AI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탈통신’을 잇따라 선언하면서 AI를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해 종합 AI 솔루션 회사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국내 3대 통신사의 AI 반도체 전략은 무엇일까. 

 

SKT, ‘사피온’으로 미래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사피온 X220’(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사피온 X220’(사진=SK텔레콤)

국내 통신3사 중 AI 반도체 산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대표 유영상, 이하 SKT)은 지난 2020년 데이터센터에서 즉시 적용이 가능한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X220’을 공개하며 엔비디아(NVIDIA), 인텔(Intel), 구글(Google)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래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SKT가 자체 개발한 사피온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전력 사용량이 80% 낮고 AI의 학습 기능인 딥러닝(Deep Learning) 연산 속도는 GPU 대비 1.5배 빠르다. 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한다면 처리 용량 역시 1.5배 커진다. 

현재 사피온은 SKT의 AI 서비스 ‘누구’(NUGU)와 고객센터, SK쉴더스 영상분석 등에 사용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사피온 X330’을, 내년에는 ‘사피온 X340’도 출시할 계획이다. 

 

KT, AI 반도체 스타트업과 역량 강화↑ 

KT는 국내 AI 인프라 솔루션 전문 기업 모레총 300억 원을 투자했다(사진=KT)
KT는 국내 AI 인프라 솔루션 전문 기업 모레총 300억 원을 투자했다(사진=KT)

KT(대표 구현모)는 AI 반도체 스타트업과 손잡고 역량 강화에 나선다. 

KT는 지난 2021년에 이어 지난 7월 국내 AI 인프라 솔루션 전문 기업 모레(Moreh, 대표 조강원∙윤도연)에 각각 150억 원, 총 300억 원을, 이보다 앞선 지난해 7월에는 팹리스(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 Fabless) 스타트업 ‘리벨리온’(Rebellions, 대표 박성현)에 3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모레는 AI를 구현∙실행하기 위한 AI컴파일러∙라이브러리 및 대규모 AI 클러스터 운영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대규모 클러스터 자동화 솔루션 및 최적화 운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AI 반도체 분야에서 ASIC(반도체 업체가 사용자가 특정 용도와 목적 등 주문에 맞춰 설계∙제작해 주는 주문형 반도체,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제작해 우수한 개발 인력과 수준 높은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 경쟁력 등 차별화된 입지를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KT는 AI 반도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AI반도체 분야에 본격 진입해 디지코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래 사업 기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엔비디아 등에서 개발하는 외산 GPU 의존도를 극복하면서도 중∙장기 AI 역량을 확보해 국가 AI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지난 2021년 KT클라우드(KT Cloud)가 선보인 세계 최초 종량제 GPU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인공지능 컴퓨팅’(HAC)에 CUDA(연산∙개발 등에 활용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 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지원하는 자체 AI 프로임워크 적용에 성공했다. 국산 AI 반도체가 상용화될 경우 별다른 제약 없이 연동 개발 작업을 통해 HAC에 적용할 수 있는 만큼, 국가 AI반도체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미리 마련된 셈이다. 

리벨리온 박성현 대표는 “클라우드∙IDC 분야 절대강자인 KT와의 협업은 리벨리온의 새로운 성장과 사업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리벨리온의 우수한 개발 경쟁력을 토대로 KT와 손잡고 AI 반도체 국산화를 넘어 순수 국산 기술력이 글로벌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유플러스(대표 황현식, 이하 LG U+)는 SKT∙KT와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SKT와 KT는 AI 반도체와 관련해 직접 사업에 뛰어든 것과 달리 LG U+는 국내∙외 반도체 선도 기업과의 협력과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 U+ 관계자는 “LG U+는 AI 반도체 사업자와의 제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다”며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시장에서 이미 자리 잡은 기업과의 기술 제휴로 서비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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