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케어 측 “디자인, 기능 등 여러 부분에서 도용당했다” 주장
롯데헬스케어 측 “일반화된 디자인, 기능 적용한 것” 반박
중기부 “해당 사건 파악 위해 피해기업 직접 방문∙∙∙피해 없도록 다방면 지원할 것”

롯데헬스케어와 알고케어 제품 비교(사진=알고케어)
롯데헬스케어와 알고케어 제품 비교(사진=알고케어)

[스타트업투데이] 롯데헬스케어가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아이디어를 탈취했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알고케어 측은 “디자인, 기능 등 여러 부분에서 도용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롯데헬스케어 측은 “일반화된 디자인과 기능을 적용한 것”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이번 아이디어 도용 논란을 두고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롯데헬스케어와 알고케어 제품 비교(사진=알고케어)
롯데헬스케어와 알고케어 제품 비교(사진=알고케어)

 

CES 2023에서 무슨 일이? 

논란이 된 제품은 알고케어가 개발한 개인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 ‘뉴트리션 엔진’(Nutrition Engine)과 롯데헬스케어의 ‘캐즐’(Cazzle)이다. 앞서 지난 5일부터 8일까지(현지시각)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 2023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고 이곳에서 알고케어는 뉴트리션 엔진을, 롯데헬스케어는 캐즐을 선보였다. 

뉴트리션 엔진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영양관리 기기로 실시간 몸상태를 기록하고 섭취하는 순간 필요한 영양을 조합한다. 3년 연속 CES 2023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받을 만큼, 알고케어만의 혁신성과 기술성을 인정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올해 CES 2023에 처음 참가한 롯데헬스케어는 캐즐을 공개했다. 캐즐은 앱으로 문진을 등록하면 개인별 진단에 따라 제품을 추천해주는 플랫폼이다. 올해 4월 베타서비스를 선보이고 9월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상용화 버전에서는 유전자 검사와 의료 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도 추가로 활용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헬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 4대 신성장 테마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으며 롯데헬스케어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문제는 일부 관람객이 뉴트리션 엔진과 캐즐이 똑같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알고케어 측은 “롯데헬스케어에서 알고케어의 사업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껴 제품을 개발한 사실을 현장에서 캐즐을 먼저 보고 온 관람객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알고케어에 따르면 앞서 알고케어는 지난 2021년 9월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벤처스로부터 사업 투자를 제안받았다. 롯데헬스케어의 플랫폼에 알고케어 제품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자리에서 알고케어는 영양제 디스펜서를 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다음 달 롯데헬스케어는 플랫폼에 론칭할 자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알고케어에 라이선스 비용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롯데헬스케어가 사업 투자를 제안한 뒤 아이디어를 탈취했다는 게 알고케어 측의 주장이다. 투자와 사업협력을 명목으로 알고케어가 개발 중이던 제품과 사업 전략 정보를 획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롯데헬스케어는 전면 반박에 나섰다. 개인 맞춤형으로 영양제 등을 추천하고 디스펜서를 활용해 섭취하는 모델은 소위 정수기와 같은 일반적인 개념이라는 게 롯데헬스케어 측의 주장이다. 

롯데헬스케어 측은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제공은 헬스케어 산업이 롯데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된 시점부터 갖고 있던 아이디어”라며 “알고케어의 사업 아이디어를 탈취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알고케어의 주장대로 한 번 보고 듣는 정도로 기술을 탈취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알고케어는 CES 2023에서 뉴트리션 엔진을 선보였다(사진=알고케어)
알고케어는 CES 2023에서 뉴트리션 엔진을 선보였다(사진=알고케어)

 

“법적 조치 알아보는 중” vs “차질 없이 사업 진행” 

한편 알고케어 측은 법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사안은 모두 알아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회와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특허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기관의 도움을 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알고케어 정지원 대표는 “소송에 들어가도 롯데헬스케어 측은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며 “소송이 짧게는 1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적으로는 이겨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알고케어가 불리한 입장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이번 CES 2023에 롯데헬스케어가 처음 참여한 데다 전시장 위치도 알고케어보다 훨씬 주목받을 수 있는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공정거래법률」 「부정경쟁방지법」 등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보호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이 있지만, 형사규정에는 없다”며 민사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아이디어 도용 방지를 위한 「부정경쟁방지법」이 신설됐지만, 아이디어 도용과 관련해 형사처벌 규정에는 빠졌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피해기업에 기술침해 행정조사 전담 공무원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소속 전문가를 파견하며 조사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 피해기업에 직접 방문해 제시한 증거자료를 검토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이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투데이=염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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