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빨대부터 용기가 필요한 카페까지” 식음료 업계, 플라스틱 없애는 추세
롯데마트, 조미김에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연지곤지, 쌀과 타피오카로 만든 ‘쌀 빨대’ 개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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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국내 유통∙소비재 기업에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로웨이스트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모든 자원과 제품을 재활용하는 등 쓰레기가 매립되거나 바다에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쓰레기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산업계는 바이오 플라스틱(bio plastic) 개발에 나서거나 플라스틱 빨대, 비닐봉투 등을 대체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한국 식음료 업계도 플라스틱을 없애는 추세다. 먹는 빨대부터 풀로 만든 빨대, 용기가 필요한 카페까지 플라스틱을 대신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일부 통조림 제조 기업은 플라스틱 포장지와 뚜껑을 없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사조대림, 플라스틱 뚜껑 없앤 통조림 출시

CJ제일제당은 지난 추석 120g 제품을 제외한 모든 스팸 선물세트에 노란색 뚜껑을 제거했다(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지난 추석 120g 제품을 제외한 모든 스팸 선물세트에 노란색 뚜껑을 제거했다(사진=CJ제일제당)

앞으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통조림 뚜껑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과 사조대림은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친환경 제품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추석 120g 제품을 제외한 모든 스팸 선물세트에 노란색 뚜껑을 제거했다. 선물세트 겉면에는 ‘No Cap for US’라고 문구를 새겨 스팸과 함께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선물하도록 했다. 내년 추석부터는 120g 제품에도 뚜껑을 없애 ‘100% 뚜껑이 없는 스팸 선물세트’가 나올 전망이다. 

 

사조대림은 지난해 8월 캔햄 안심팜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뚜껑 없는 안심팜’을 선보였다(사진=사조대림)
사조대림은 지난해 8월 캔햄 안심팜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뚜껑 없는 안심팜’을 선보였다(사진=사조대림)

사조대림도 지난해 8월 캔햄 안심팜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뚜껑 없는 안심팜’을 선보이며 ‘2021 사조 추석 선물세트’ 6종을 구성했다. 

뚜껑으로 가려져 있던 캔 따개에는 본체와 통일된 디자인을 캔에 직접 인쇄해 넣었다. 이로써 따개 부분이 아닌 문구가 적힌 필름지를 캔에 붙여 타사 제품과 차별화했다. 

사조대림 관계자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사회적 요구에 항상 관심을 갖고 많은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친환경 행보를 더욱 확대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의 경우 조미김의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앴다. 조미김에 들어 있는 플라스틱 트레이는 그릇을 대신해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6월 환경 중시 소비 문화에 발맞춰 ‘환경을 생각한 에코패키지 트레이리스(co Package Tray-less) 김’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트레이를 없앤 것은 물론 ‘친환경 얼스팩’을 박스에 적용했다. 친환경 얼스팩은 설탕 생산 후 버려지는 잔여물을 이용해 만든 100% 사탕수수 종이다. 잉크는 8대 중금속이 없는 식물성 소재 콩기름으로 만들어졌다. 

 

플라스틱 빨대 줄이기 위한 식음료 업계의 전략은?

일회용 빨대가 플라스틱 소재로 된 만큼, 식음료 업계는 이를 대체하는 수단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 스타벅스(Starbucks)가 지난 2018년 전 세계 2만 8,000여 개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하자 스타벅스코리아는 가장 먼저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한국맥도날드는 2020년 ‘뚜껑이’를 전국 매장에 도입해 빨대 없이도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매일유업도 플라스틱 빨대를 제거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6월 플라스틱 빨대를 제거한 멸균우유 ‘매일우유 빨대뺐소’를 출시하며 가위로 자르기 쉽도록 멸균팩 날개에 절취선을 삽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타벅스의 종이 빨대가 물에 닿으면 흐물거린다는 점,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시는 게 불편한 소비자가 여전히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빨대를 완전히 대신하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연지곤지의 쌀 빨대(사진=연지곤지)
연지곤지의 쌀 빨대(사진=연지곤지)

꽃신 브랜드 연지곤지는 쌀과 타피오카를 주원료로 한 ‘쌀 빨대’를 개발했다. 쌀 빨대는 미국 스타트업 롤리웨어(Loliware)가 해초로 만든 빨대와 마찬가지로 먹을 수 있다. 빨대 한 개에 베트남산 쌀 70%와 태국산 타피오카 30%가 들어간다. 빨대를 단단하기 만들기 위해 설탕과 소금도 소량으로 넣었다. 유통기한도 밀봉 상태에서 보관할 경우 1년 가까이 된다. 

고객 반응 역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장시간 물에 불면 먹을 수 있어 식감이 재미있다” “쌀 빨대로 주스 마시다 씹어 먹는 재미가 있다” 등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클로에코는 풀로 만든 ‘풀 빨대’를 만들었다. 풀 빨대는 100% 자연 물질로 뜨거운 물이나 차가운 물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밀이나 쌀 빨대에 비해 형태 지속성도 우수하다. 이외에도 클로에코는 커피콩과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커피퍽 빨대도 개발했다. 180일 이내 생분해되며 소각해도 유해한 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 

 

얼스어스에서 음료나 케이크를 사기 위해서는 다회용 용기를 가져와야 한다(사진=얼스어스 인스타그램)
얼스어스에서 음료나 케이크를 사기 위해서는 다회용 용기를 가져와야 한다(사진=얼스어스 인스타그램)

한편 카페 얼스어스는 음료나 케이크 포장을 원하는 손님은 일회용품이 아닌 텀블러나 다회용 용기를 반드시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운 포장법’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스타트업투데이=김석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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