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로더투신운용, “그린워싱, 지속가능투자에서 중 쟁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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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투데이] “기업 A의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폐기물 배출량을 큰 폭으로 줄였다는데 사실일까?” “기업 B가 그린 채권 발행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한다는데 확인할 길이 없네” “지자체 C가 대기오염 감축을 위해 터널 통행료를 올린다는데 사실은 세수 늘리려는 거 아냐?” 

ESG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ESG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는 환경 분야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의문 들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슈로더투신운용이 전 세계 750명의 전문가를 대상을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지속가능투자에서 그린워싱을 주요 쟁점으로 여긴다”고 답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EU가 만든 그린 택소노미란?

‘그린워싱’(Greenwashing)이란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허위 또는 과장된 친환경 이미지로 경제적 이득을 보는 것을 말한다. 

불안한 예감은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속가능 금융상품에 그린워싱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20대 ESG펀드가 평균 17개의 화석연료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 중 여섯 개 펀드는 미국의 가장 큰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에, 두 개는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 사우디의 아람코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ESG펀드는 도박이나 주류, 담배 등 이른바 죄악주까지 투자하고 있다. 

사안이 중대하다 보니 각국 정부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EU는 올해 상반기 70여 가지의 행위를 어떤 것이 그린에 해당하고 어떤 것이 아닌지를 분류하는 그린 택소노미(Taxonomy)를 만들었다. 

물론 이런 식의 접근은 한계가 있다.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가 천연가스를 그린 리스트에 넣어 달라고 로비하는 것이 그 예다. 

정부가 아니라 투자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업의 정보공개가 크게 개선돼야 한다. 주로 자발적 공개에 의존하는 현 시스템하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다. 

기업은 종종 진짜 중요한 정보는 놔둔 채 중요하지 않은 사실들을 자랑하듯 늘어놓기에 십상이다. 따라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현재와 미래의 탄소 발생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전체 탄소발자국 공개를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유럽에서는 이미 실시중인 비재무 정보공개지침을 기업 지속가능성보고지침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지속가능 금융공시규제도 마련해 2023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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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 감시 시스템 확보 중요

그린워싱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해도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그린워싱과 관련된 의구심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그린워싱의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와 투자자다. 현명한 투자자 행동이 요구되고 있으며 모니터링 등 소비자 운동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그린워싱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4월 미국의 금융감독당국 SEC는 그린워싱을 저지른 기관에 대한 처벌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이후 국내적으로 과열이라 할 정도로 ESG 열기가 뜨겁다. 기업이 연이어 ESG 경영을 선포하고 금융사는 앞다퉈 ESG 투자를 내세운다. 그렇지만 이러한 열기가 ESG경영과 투자를 잘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기업이 새롭게 ESG 조직을 정비하고 현란한 문구와 수치를 제시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정보를 진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ESG 열기가 자칫 그린워싱의 확대로 연결된다면 공개된 정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ESG의 후퇴를 의미할 수도 있다. 

신민영 한국M&A협회 부회장
신민영 한국M&A협회 부회장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민영 부회장은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과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M&A협회 학술부문 부회장과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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