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일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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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투데이] 필자는 최근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정보기술(IT) 기반 글로벌 초우량기업 한국지사에서 ‘고성과조직을 위한 성과관리(특히 역량평가)’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 회사에서는 '좋은 조직문화, 일류기업을 만든다'는 취지하에 우수한 조직문화 구축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었다. 

조직문화 측면에서 이 회사는 구성원 모두가 ‘창의적(Creative)이고 '혁신적인(Innovative)’ 핵심역량을 배양하고 이를 업무에 적극 활용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었다. 필자가 주목한 아주 특이한 점은 이들의 회의 방식이었다. 

이 회사에는 회의진행의 형식과 내용에서 2가지 특이사항이 있었다. 형식 면에서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초보적이면서 생소한 아이디어를 환영하고 반긴다. 

회의에서의 의사개진은 조직 내 상하 개념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내용면에서는 아주 특이하게도 아이디어가 막힐 때마다, ‘유저 프렌들리(User Friendly, 사용자 친화적)’를 전면에 내세운다. 

'우리가 무엇을 바꿔야 하나', '사용자 편의성과 고객 니즈를 위해 지금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무엇인가' 두 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모은다. ‘유저 프렌들리’는 의외로 힘이 강하다. 이 회사의 구성원들은 회사의 많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유저 프렌들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믿고 있다.

‘유저 프렌들리’의 사전적 의미는 ‘사용하기 쉬운’, ‘사용하기 편리한’, ‘사용자가 알기 쉬운’, ‘사용자 편의성’ 등으로 풀이된다. ‘유저 프렌들리’는 고객이 편한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사용하기 좋은 것이다. 즉, 고객의 니즈가 많이 반영됐다.

어느 피자 배달 앱에 들어가면 여러 번 구매 히스토리가 있는 고객의 경우, 아예 메뉴 선택란이 없다. 대신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온다. “지난번 주문하신 내용과 동일하신지요?” 고객이 “예”하고 누르면 지난 번과 동일한 피자가 동일 주소로 배달된다. 고객은 별도의 메뉴판을 보지 않아도 된다. 고객 편의를 위해 고객이 고민할 시간을 덜어 준 것이다. “아니요”를 누르면 메뉴 선택란이 그제야 나온다.

필자가 중소·강소·스타트업 기업 인사경영 컨설팅을 할 때 한 가지 명심하는 사항이 있다. 바로 단순하면서도 간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벼우면서도, 회사가 감당할 수 있고, 조직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컨설팅을 해야 한다. 

중소·강소·스타트업 기업은 대기업의 아바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이들을 위한 맞춤식, 즉 ‘유저 프렌들리’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행하는 글로벌 최신 경영방식이 가미된 최첨단의 컨설팅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경영일선에서 우리가 취하고 채택하는 ‘유저 프렌들리’는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만족과 성장을 가져다 준다. ‘유저 프렌들리’는 언제나 옳다. 

이제 ‘유저 프렌들리’ 방식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사례를 함께 살펴보고, ‘유저 프렌들리’의 장점을 함께 살펴보자.

 

‘유저 프렌들리’ 방식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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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알고 있는 에듀테크(Edutech) 스타업은 '유저 프렌들리' 접근법으로 기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회사를 설립한 지 3년 차인 이 기업은 2가지 독특한 영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첫째는 소스(Source) 무료 제공이다. 고객사에게 에듀테크 운영 기본 소스(Source)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고객은 제공된 소스만으로도 회사 내 에듀테크 운영이 가능하다. 이 스타트업은 매달 작은 운영비와 함께 고객이 업그레이드를 원할 경우, 최소한의 비용만 받는다. 

둘째는 '유저 프렌들리'에 기초한 영업이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흔히 말하는 메뉴판이 없다. 고객이 핵심 키워드를 가지고 홈페이지에 접근할 경우, 본인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또는 증강현실(AR) 방식으로 서비스를 직접 시연해보고 바로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다. 

즉, 고객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해 혼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정보에 바로 접근하게 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하고 의사결정을 수월하게 만드는 것이다. 신생기업인 이 스타트업은 올해 벌써 200개 기업회원이 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2,000개 기업으로 고객을 확대할 예정이다. 

동국제약의 치질약 ‘치센’과 탈모치료제 ‘판시딜’은 '유저 프렌들리' 전략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꾼 제품으로 유명하다. 치질 및 탈모치료제는 주로 환부(또는 해당 부위)에 직접 약품을 바르거나 좌제를 직접 삽입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경쟁회사의 제품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동국제약의 치질약 ‘치센’과 탈모치료제 ‘판시딜’은 경구제(먹는 약)다. 소비자는 치료제를 환부에 바르거나 삽입하는 것이 불편하다. 

동국제약에서는 이 점에서 착안해 사용자 편의성(복용 편의성), 즉 '유저 프렌들리'한 방법으로 접근해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으로 우뚝 섰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의하면, 치센은 2019년 3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 먹는 치질약 시장에서 가히 독보적 위치(매출 60억 원, 시장점유율(Market Share) 73%)를 차지했다. 

또한, 삽입하거나 바르는 약 위주의 치질약 시장을 먹는 치질약 시대(기존 26%에서 60%로 확대)로 바꿨다. 사용자 편의성(복용 편의성), 즉 '유저 프렌들리'한 방법으로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제품, 먹는 탈모약 ‘판시딜’은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을 넘어 순항 중이다. 제약회사에서는 가히 블록버스터급 제품이다. 이 또한 머리에 직접 바르는 제품에서 먹는 약(경구제)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한 것이다.

스포티파이 코리아 제품. (사진=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 코리아 제품. (사진=스포티파이)

한편, 올해 2월 국내에 상륙한 스포티파이(SPOTIFY)가 국내 음악팬들에게 낯익은 이름이 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2006년 스웨덴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2020년 7월 기준, 전 세계 1억 3천 8백만 명의 유료 구독자, 월 사용자 2억 9천 9백만이 이용하는 오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의 절대 강자가 됐다. 

스웨덴의 작은 스타트업에서 전 세계 92개국, 시가 총 60조 원, 아마존 및 애플을 뛰어넘는 전 세계 1위 오디오 플랫폼의 거인으로 성장한 스포티파이는 최근 발간한 스포티파이 플레이(SPORTIFY PLAY)에서 회사 성장 전략, 비결 4가지를 공유했다.

1) 큐레이션(Curation): 개인의 음악 취향을 더 세심하게, 더 정확하게 파악하라.

2) 애자일(Agile): 재즈밴드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어라. 

3)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스트리밍 플랫폼을 넘어 소셜미디어가 되어라.

4) 유저 프렌들리: 지구상에 존재하는 스트리밍 중 가장 쉽고 빠르게 음악을 플레이하라. 

회사 성장 전략과 비결 4가지 중 1번, 4번이 '유저 프렌들리'한 내용인 것이다. 즉, 철저하게 유저 프렌들리, 사용자 편의성으로 시장에 접근한 것이 기업 성장의 비결이라고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유저 프렌들리'의 장점 3가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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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유저 프렌들리'의 대표적인 장점 세 가지는 무엇일까. 첫째,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발상에 도움을 준다. 상기 글로벌 초우량기업에서의 사례에서처럼 유저 프렌들리 접근법은 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제품, 서비스로 이어진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회사에서 고객이 아닌 고객에서 회사로 바꾸는 것이다. '고객은 이 순간 어떤 것을 더 바랄까?', '어떤 것을 더 원할까?', '어떤 고객 니즈가 있는 걸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둘째, 유저 프렌들리는 상황을 파악하는 데 있어 현상이 아닌 본질에 접근하게 한다. 우리는 문제 해결이나 상황을 개선하는 데 있어 밖으로 드러난 무수히 많은 현상 하나하나에 대증요법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우리를 쉽게 지치게 한다. 현상에 따른 대증요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유저 프렌들리' 접근 방식은 문제의 본질에 바로 접근하게 하는 마법이 있다. 의외로 본질은 간단하다. 고객이 원하는 핵심을 바로 해결해주면 수많은 현상이 바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유저 프렌들리는 회사의 영업 및 마케팅 방식을 바꾸게 한다. 고객편의성, 고객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향으로 방식을 변경할 수 있다. 이는 타깃 그룹 확정, 타깃 채널의 확정으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심지어는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전, 사전 영업 및 마케팅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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